“월급은 원래 욕 값” 드라마 ‘대행사’가 지친 당신에게 건네는 뼈 때리는 위로
오늘도 출근길 발걸음이 천근만근이었나요? 일이 더럽고, 힘들고, 화나는 게 당연하다고 말하는 현실적인 조언에 귀 기울여 보세요.
알람 소리에 겨우 눈을 뜨고, 콩나물시루 같은 지하철에 몸을 싣고, 쏟아지는 업무와 끝없는 회의에 지쳐갈 때쯤. 우리 머릿속에는 어김없이 한 단어가 떠오릅니다. 바로 '퇴사'. "아, 다 때려치우고 싶다." 이 말, 하루에도 몇 번씩 마음속으로 외치고 계시진 않나요? 저 역시 그랬습니다. 일이 힘든 건지, 사람이 힘든 건지, 아니면 그냥 다 힘든 건지 모를 혼란 속에서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만 맴돌던 날들이 있었습니다.
그런 우리에게 마치 "원래 다 그런 거야"라며 무심한 듯 어깨를 툭 쳐주는 듯한 장면이 있습니다. 바로 인기 드라마 '대행사'에서 주인공 고아인(이보영 분)이 자신을 따르던 직원 한병수(이창훈 분)의 퇴사를 만류하며 건넨 조언입니다. 아마 많은 직장인들이 이 장면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을 겁니다. 오늘은 이 명장면을 함께 보며, 우리가 왜 일을 하는지, 그리고 이 지긋지긋한 업무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한병수: "차장님, 저 힘들어서 대행사 못 다닐 것 같아요."
고아인: "너네 집 부자니?"
한병수: "아니죠."
고아인: "그럼 너 바보야? 힘드니까 월급 주지. 편하고 재미있으면 돈 받으면서 회사 다니겠어? 놀이공원처럼 돈 내고 다니지. 일이 힘들면 월급을 올려달라고 해야지, 왜 회사를 그만둔단 소리를 해?"
- 드라마 '대행사' 中
일이 '힘들어야' 돈을 버는 이유
고아인의 말은 차갑고 냉정하게 들릴지 모릅니다. 하지만 곱씹어볼수록 지독하게 현실적입니다. 우리는 종종 '내가 좋아하는 일',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찾으라고 조언받습니다. 물론 이상적인 이야기죠. 하지만 현실의 '일'은 대부분 즐겁지만은 않습니다. 오히려 '하기 싫고', '어렵고', '귀찮은' 것들의 연속일 때가 많습니다.
생각을 바꿔볼까요? 만약 어떤 일이 누구나 할 수 있고, 너무나 쉽고 재밌기만 하다면, 회사는 왜 굳이 돈을 주면서까지 우리에게 그 일을 맡길까요? 세상에 쉽고 편한 일은 없습니다. 만약 있다면, 그건 이미 다른 사람이 하고 있거나, 굳이 돈을 줄 필요가 없는 일일 겁니다. 회사는 우리가 '어려운 일', '더러운 일', '하기 싫은 일'을 대신 해주기 때문에 월급을 주는 것입니다. 내가 처리해야 하는 복잡한 서류, 상대해야 하는 까다로운 고객, 감당해야 하는 상사의 잔소리. 그 모든 것이 내 통장에 찍히는 숫자에 포함되어 있는 셈입니다.
✨ 월급 명세서 다시 보기
다음 월급날, 명세서를 한번 찬찬히 들여다보세요. 단순히 '기본급', '상여금'으로 보지 말고, 그 안에 숨겨진 '가치'를 상상해보는 겁니다.
- 기본급: 꾸역꾸역 출근한 나의 인내심 값
- 야근수당: 사라진 내 저녁과 맞바꾼 시간 값
- 성과급: 영혼까지 갈아 넣은 내 노력 값
- (숨겨진) 욕 값: 오늘도 참아낸 수많은 감정노동의 대가
이렇게 생각하면, 월급의 무게가 조금은 다르게 느껴지지 않나요? 우리는 그저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힘든 시간을 '견뎌낸' 대가를 받는 것입니다.
좌절에서 성장으로, 마음가짐 바꾸기
그렇다고 해서 "어차피 힘드니 그냥 참고 버텨라"라는 말을 하려는 건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관점의 전환입니다. '힘들다'는 감정에 매몰되는 대신, '이 어려움이 바로 내 가치의 증명'이라고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요? 이 생각의 전환 과정은 다음과 같은 단계로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1단계: 좌절
일이 너무 힘들고, 모든 게 억울하게 느껴지는 상태
2단계: 인식
"아, 이게 바로 내 월급의 이유구나"라고 현실을 인지하는 상태
3단계: 수용 및 성장
어려움을 성장의 발판으로 삼고, '프로'로서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상태
모든 직장인이 3단계에 머물 수는 없을 겁니다. 우리는 매일 1단계와 3단계를 오고 가는 롤러코스터를 탑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내가 지금 겪는 어려움이 나만 겪는 부당함이 아니라,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겪는 당연한 과정이라는 사실을 아는 것입니다. 그 사실만으로도 우리는 조금 더 단단해질 수 있습니다.
오늘도 힘든 당신에게 보내는 응원
이 글을 읽는 지금 이 순간에도, 모니터 앞에서 한숨을 쉬고 있을지 모를 당신에게 말해주고 싶습니다. 정말 고생 많다고, 당신은 이미 충분히 잘하고 있다고 말입니다. 일이 더럽고, 위험하고, 화나고, 힘든 것은 당신이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그게 바로 '일'의 본질이기 때문입니다.
- 까다로운 클라이언트의 요구를 맞추느라 진땀 뺐던 당신, 그게 바로 당신의 '능력'입니다.
- 말도 안 되는 논리로 우기는 상사 앞에서 표정 관리를 했던 당신, 그게 바로 당신의 '인내'입니다.
- 밤늦게까지 버그를 잡고, 오타를 수정했던 당신, 그게 바로 당신의 '책임감'입니다.
- 오늘도 무거운 몸을 이끌고 출근한 당신, 그게 바로 당신의 '성실함'입니다.
그러니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너무 억울해하지도 마세요. 대신 오늘 하루, 힘든 일을 무사히 마친 스스로를 마음껏 칭찬해주세요. "오늘도 욕봤다, 나 자신!" 하고 말이죠. 그게 바로 우리가 내일 또다시 출근할 힘을 얻는 방법일 테니까요.
퇴사를 고민하는 당신을 위한 Q&A
Q. 일이 너무 많고 야근이 잦아서, 몸과 마음이 모두 지쳤어요.
정말 고생 많으시네요. 번아웃이 오기 가장 쉬운 상황입니다. 먼저, 그 많은 일을 해내고 있다는 건 그만큼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내 몸과 마음을 갉아먹는다면 분명 문제가 있죠. '힘드니까 그만둔다'가 아니라, '힘드니까 해결 방법을 찾는다'는 관점으로 접근해보세요. 업무의 우선순위를 정하거나, 비효율적인 프로세스를 개선하거나, 때로는 상사에게 솔직하게 업무량 조절을 요청하는 용기도 필요합니다. 당신의 건강이 최우선이라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Q. 상사나 동료와의 관계가 너무 힘들어서 회사가 지옥 같아요.
일보다 사람이 힘들다는 말이 있죠. 월급에 '욕 값'이 포함되어 있다는 말이 가장 와닿는 순간일 겁니다. 모든 사람과 잘 지낼 수는 없다는 사실을 먼저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과 감정적으로 거리를 두는 연습을 해보세요. 공적인 관계임을 명확히 하고, 불필요한 감정 소모를 줄이는 겁니다. 그 관계를 견뎌내는 것 또한 내 월급에 포함된 '업무'의 일환이라고 생각하면, 조금은 객관적으로 상황을 바라볼 힘이 생길 수 있습니다.
Q. 지금 하는 일이 제 적성에 맞는지, 미래가 있는지 모르겠어요.
매우 중요한 고민입니다. 하지만 '적성'이라는 것은 처음부터 짠! 하고 나타나기보다, 일을 해나가면서 발견되고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금 당장 일이 재미없더라도, 그 안에서 내가 배울 수 있는 점은 무엇인지, 이 경험이 내 미래에 어떤 도움이 될지를 생각해보세요. 현재의 직장은 내 꿈을 향한 '징검다리'일 수 있습니다. 월급으로 다음 단계를 준비할 '자본'을 모으고, 업무를 통해 '경험'을 쌓는 시간으로 활용하는 현명함이 필요합니다.
Q. 하는 일에 비해 월급이 너무 적다고 느껴져서 의욕이 안 생겨요.
고아인의 대사가 다시 한번 필요한 순간이네요. "일이 힘들면 월급을 올려달라고 해야지, 왜 그만둬?" 물론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하지만 막연히 불평만 하기보다는, 내가 회사에 얼마나 기여하고 있는지 객관적인 자료(성과, 실적 등)를 정리해보세요.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증명할 수 있을 때, 연봉 협상 테이블에서 당당하게 목소리를 낼 수 있습니다. 만약 현재 회사에서 가치를 인정받기 어렵다고 판단된다면, 더 나은 대우를 해줄 곳으로 이직을 준비하는 것이 현명한 '전략'입니다.
Q. 매일 똑같은 일만 반복하는 것 같아 무기력하고, 제가 부품처럼 느껴져요.
반복되는 업무는 안정감을 주기도 하지만, 때로는 우리를 무기력하게 만들죠. 이럴 땐 '작은 변화'를 시도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기존 업무 프로세스를 더 효율적으로 개선할 방법은 없는지 고민해보거나, 평소 관심 있던 다른 분야의 업무에 조금씩 참여해보는 겁니다. 회사에서 변화를 찾기 어렵다면, 퇴근 후의 시간을 활용해 새로운 것을 배우거나 취미를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회사 안의 나'와 '회사 밖의 나'를 균형 있게 성장시킬 때, 일상의 무기력함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당신의 하루가 힘들었다면, 그건 당신이 오늘 하루의 '몸값'을 제대로 해냈다는 증거입니다.
오늘도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버텨낸 모든 직장인들을 응원합니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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